5월 18일 일요일
보정 스타일을 바꿔봤다! 매번 칼각으로 맞춰서 보정하는 게 귀찮아졌고 피드도 스스로의 강박이 너무 잘 드러나는 것 같아서(...) 그냥 자유로운 구도로 올리기로... 이때 한창 빠져있던 애니는 '까마귀는 주인을 고르지 않는다' 였다! 작년에 나온 건데 올해에 보기 시작했다. 개인적으로 동양풍 시대극에 판타지 섞인 거 되게 좋아한다ㅠ 그 포문을 처음 열어준 게 새벽의 연화였고 어릴 때 이누야샤 재밌게 본 것도 한몫했다. 은혼, 귀칼, 바검 같은 검객 소재도 개개ㅐㅐ개개개 좋아하고 최유기도 ㄹㅇ 재밌었다... 암튼 그래서 까마귀 주인 어쩌구 이 애니도 너무 재밌음ㅠㅠ
코노 가는 걸 좋아한다 한달에 두번 정도 가는 게 전부지만 일단 가면 혼자서 한시간은 기본으로 부르고 나온다. 그리고 가면 9.5할 제이팝 부름,,ㅎㅎ 2년 전에 제이팝에 빠지기 시작하고부터 그후로는 한국 노래를 잘 안들었어서 아는 게 없고 알고 있던 것들도 무슨 노래였는지 거의 다 까먹었다ㅋㅋㅋ 그리고 제이팝이 부르기에 더 재밌긴함 케이팝은 ㄹㅇ 파트가 다 쪼개져있어서 부르기 어려운 게 많아
5월 19일 월요일
아 이때부터 시작이었다 원래 건강이랑 거리가 멀지만 이건 좀 심하다! 싶은 증상들이 시작된 날,,, 그냥 몸살인 줄로만 알았는데...
5월 20일 화요일
지금 생각해보니 증상은 좀 더 전부터 있었는데 원래 잠 못자고 두통 있고 열불나는 건 늘 있던 일이라 몰랐던 것 같다. 생각해보면 딱히 운동도 식단도 안하는데 살이 빠지는 건 작년부터 있던 일이고... 아무튼 버틸 수가 없어서 늘 다니는 내과로 갔다. 이런저런 검사하는데 무서웠다... 진짜 안좋은 병이라도 있을까봐... 그리고 그 감은 적중했다 ^-^....
5월 21일 수요일
검사 결과가 조금 늦게 나온다길래 하루를 더 버텼다. 체온은 정상이고 겉으로 만져지는 몸은 차가운데 피는 펄펄 끓는 것 같은 느낌이 정말 정말 괴로웠다. 내 체온 때문에 깔아놓은 이불이 살짝 따뜻해지는 것도 나한테는 너무 뜨겁게 느껴졌다 .찬물이 평소보다 더 차갑게 느껴졌다. 진통제를 아무리 먹어도 나아지는 건 없었다.
5월 22일 목요일
병원 문 열자마자 바로 접수하고 검사 결과 들었는데 감상선 항진증 진단 받았다. 나으려면 시간이 오래 걸리고 재발률도 높다고 해서 마음이 많이 힘들었다. 날 제일 힘들게 한 건 원인을 명확하게 알 수 없다는 거였다. 그러면 운 나쁘게 걸렸다 라는 생각이 들어서였다. 그런데 다시 짚어보면 스트레스랑 불안이 심해서 면역체계가 망가지고 그래서 걸린 게 아닐까 싶다. 관리도 '잘 쉬기' 라고 해서 하.. 진짜 막막한 심정이었다 스트레스 안 받는 게 어떻게 가능한 일이지? 나는 열살 되기 전부터 스트레스 때문에 두통을 달고 살기 시작한 사람인데, 거의 10년동안 정신과 치료를 받고 약도 먹어도 나아지지 않는 사람인데- 라면서 자기혐오에 불안한 미래만 그리고 왜 어쩌다 이렇게 된 걸까 하며 울기도 많이 울었다.
5월 23일 금요일
가족들이 많이 걱정했다. 고마운 일이다. 그런데 마음 한켠으로는 뭐랄까... 내가 정신적으로 힘들 때는 그 정도가 겉으로 드러나는 게 아니어서 그런지 가끔 힘들다고 해도 그냥 견뎌라, 사는 게 다 그렇다 라고 하다가 신체적으로 힘든 게 눈에 보이니까 이제는 무리하지 마라, 잘 쉬는 게 중요하다, 심하면 암까지 걸릴 수 있다, 걱정이 많다- 하는 그 태도의 온도차에 마음이 시렸다.
걱정하는 마음에 기분전환 겸 동생이 같이 나가자고 하는데 그 얼굴에 마음이 다 드러나있어서, 거절할 수가 없었다. 이때 내 상태는 걷는 것도 어지럽고 아파서 토할 것 같은 정도였다. 심장이 빠르게 뛰고 땀이 미친듯이 흐르고 열감이 심했다. 외출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었다. 역시 3분도 안 걸었는데 제정신을 못차릴 것 같았다... 가까운 약국에서 타이레놀 먹고 겨우 좀 더 움직일 수 있었다. 사실 난 간기능도 좀 망가져서 타이레놀은 안먹는 게 좋지만 이 질환에는 타이레놀이 그마나 잘 든다고 하더라. 다행스럽게도 밖에서 심하게 아프진 않았다. 대신 집에 와서는 지옥을 맛봤다...